• 박쥐는 왜 바이러스가 있어도 죽지 않을까?
  • 홍종래 과학칼럼니스트 | 1051호 | 2020.03.30 10:34 | 조회 1591 | 공감 0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잠 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으로 퍼져나가고 있다세계보건 기구(WHO)는 세계적으로 전염병 이 유행하는 팬데믹을 선포했다이 때문에 코로나-19를 퇴치할 치료제와, 근본적으로 이 바이러 스를 막아줄 백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 박쥐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려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현재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시 ‘우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유통되던 야생동물을 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뱀, 천산갑, 밍크, 박쥐 등의 동물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동물이 박쥐다. 

    중국과학원의 연구진은 코로나19가 박쥐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박쥐는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불리는 동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사스나 메르스 같은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왜 박쥐는 바이러스의 온상일까? 또 바이러스를 운반하면서 왜 박쥐는 질병을 앓지 않을까?





    ◆ 특별한 면역체계 갖춘 박쥐


    박쥐가 여러 바이러스의 숙주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감염되지 않는 이유는 박쥐의 특별한 ① 면역체 덕분이다.

    척추동물의 면역세포에서는 ‘인터페론’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이 단백질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같은 외부의 침입자들에 맞서 ② 개체를 지킨다. 

    가장 핵심인 역할은 바이러스에 맞서는 것인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인접 세포사이에 개입해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페론은 개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생성된다. 감염이 되지 않았는데도 인터페론이 생성된다면 지나친 면역 반응으로 몸이 상처를입을 수 있다. 

    우리 몸을 예로 들어보자.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계가 반응해 체온이 올라간다. 바이러스는 고온에 취약하기 때문.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도 고열로 인한 오한, 어지러움, 통증을 느낀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박쥐는 병원균에 감염되지 않았을 때도 세포에서 지속해서 인터페론이 만들어진다. 박쥐가 왜 지속해서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시스템을 갖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연구자들은 박쥐가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한 마리만 감염돼도 무리 전체가 절멸할 수 있어 이런 시스템이 생긴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박쥐가 바이러스에 강한 또 다른 이유는 장거리를 날아가는 특성이다. 박쥐는 밤에 최대 350km이상을 비행한다. 이런 장거리 비행은 당연히 엄청

    난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신진대사율과 체온이 올라가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박쥐는 비행 중에 체온이 40℃ 이상 상승한다. 발열은 그 자체로 면역 반응이므로 바이러스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신진대사율 증가에 따라 DNA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박쥐는 손상된DNA를 복구하는 시스템도 발달했다. 그야말로자신의 삶과 환경에 맞추어 적응하다 보니 강력한항바이러스 체계를 오랜 세월에 걸쳐 갖추게 된

    것이다.


    ◆ 박쥐와 공존하는 방법 찾을 때


    박쥐가 지금처럼 다양한 종으로 분화한 것은 약5천만 년 전이라고 한다. 5천만 년 동안 박쥐는 바이러스를 완벽히 제거하기보다는 바이러스가 있어도 영향받지 않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이 발표한 ‘박쥐 체내의 바이러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박쥐의 몸 안에는 137종에 이르는 바이러스가 있다. 여기서 ③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61종이고 이를 다시 종별 평균으로 산정하면 박쥐는 2.71종의 바이러스를 달고 다닌다. 이 중에서 인간에게 옮길 수 있는 바이러스는 평균1.79종이다.

    그렇다면 박쥐를 박멸해야 할까? 각각의 생물은 생태계에서 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박쥐를 박멸한다면 우리가 모르는 후폭풍이 불 수 있고, 이를 돌이키기는 더욱 힘들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박쥐를 볼 일이 거의

    없는 만큼,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대책은 박쥐를 포획해 약재나 식재료로 쓰지 않는 것이 아닐까? 박쥐와 공존하는 법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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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면역 바이러스박테리아 등 외부의 병원체로부 터 생물이 자신의 몸을 지키는 보호 체계. (인간의 면 역 체계를 알기 쉽게 설명한 동영상 추천 유튜브 채널 <Kurzgesagt – In a Nutshell>, 동영상 "The Immune System Explained I” 검색.한글 자막 제공)

    개체 하나의 독립된 생물체를 가리키는 단어. 여기 서는 인간, 원숭이, 박쥐 등 인터페론이 만들어지는 몸 자체를 가리킨다.

    인수공통 바이러스 사람과 동물을 모두 감염시 킬 수 있는 바이러스 








    홍종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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