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의 봄’과 매몰비용
  • 김상규 교수 | 1017호 | 2019.07.18 10:41 | 조회 490 | 공감 0


    고향의 봄

     1927년  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은 1927년에 이원수가 쓰고, 홍난파가 작곡했다. 이원수의 초기 작품으로 월간아동문학지 『어린이』에 수록돼 있다.
    이 동요를 통해서 살필 수 있는 경제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먼저, 매몰비용이다.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에서는 향수에 빠진 화자를 통해 매몰비용을 엿볼 수 있다.





    【 되돌릴 수 없는 민족의 아픔 】


    당시 우리 민족은 1910년대에 조선총독부에서 진행한 토지조사사업으로 인해 자신의 땅을 다 빼앗기고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그마저도 악랄한 지주들의 수탈로 인해 생계가 피폐해지자 살아남을 곳을 찾아 중국 동북 지방으로, 일본으로, 러시아령으로 수십만 명이 떠나야 했다.
    그나마 살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간도로 우리 민족은 많이 이주했지만, 땅을 직접 개간해야 하는 어려움과 일제의 간접적인 탄압 속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그러한 절망적이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 우리 민족은 어쩔 수 없이,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살구 꽃 아기 진달래’라는 자신이 예전에 행복하게 살았던 고향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했지만 때늦은 후회였 음을 작가 이원수는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들은 절망적이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 지내고 있지 만, 자식들에게만은 참담한 현실을 벗어나 희망을 갖도록 소망했다.
    경제 의사결정에서는 과거의 ‘놓친 고기’인 매몰비용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지금부터 잡을 고기’인 한계 비용으로서의 기회비용이 더 중요하다. 돌이킬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의 일에 얽매여 현재의 삶을 희생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 ‘놓친 고기’는 과감하게 잊어버리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적 삶이란 ‘놓친 고기’인 매몰비용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의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충실히 잘따져서 합리적으로 사는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후의 때늦은 후회는 결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 화려한 과거, 비참한 현실 】


    다음으로, 경제적 수탈이다.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의 매몰비용의 추억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에서 보듯이 과거가 너무나 화려했기에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는 현재는 더욱 비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일제에 의해 우리 백성들은 가진 재산을 송두리째 수탈당했기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돈벌이를 나서지 않으면 안 되었음이 잘 드러난다.
    1910년대 토지조사업을 통해 빼앗긴 토지와 재산이 얼마였으며, 1920년대 산미증식계획을 통해 공출당한 쌀과 노동력이 얼마였던가. 생각할수록 원통하고 하루하루 삶이 암담하고 비참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 이원수는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라는 노랫말을 통해 합병 이전의 조선을 그리워하며 식민지 치하에서도 한민족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과 조선인들의 심중을 잘나타낸 것이다.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에서 빼앗긴 조국을 그리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며, 일제 치하에서 경제적·정치적· 문화적 수탈이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한국적 정서와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며, 현실 직시와 일제 식민치하의 저항의식을 엿볼 수 있는 동요이다.










    김상규 교수(s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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